2013. marine city.
with my fellas.
우리 천살까지 만나 살까요
...
삿포로에 갈까요. 멍을 덮으러, 열을 덮으러
삿포로에 가서 쏟아지는 눈발을 보며 술을 마실까요.
...
하루에 일 미터씩 눈이 내리고 천 일 동안 천 미터의
눈이 쌓여도 우리는 가만히 부둥켜안고 있을까요.
미끄러지는 거에요. 눈이 내리는 날에만 바깥으로 나가요.
세상 모두가 흰색이니 의심도 서로 없겠죠.
우리가 선명해지기 위해서라기보다
모호해지기 위해서라도 삿포로는 딱이네요.
당신의 많은 부분들. 한숨을 내쉬지 않고는
열거할 수 없는 당신의 소중한 부분들까지도.
당신은 단 하나인데 나는 여럿이어서,
당신은 죄가 없고
나는 죄가 여럿인 것까지도 눈 속에 단단히 파묻고 오겠습니다.
삿포로에 갈까요.
이말은 당신을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이병률-
우리가 모호해지기 위해서.
나는 이곳에 가자고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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