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3일 일요일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라 했다

겨자색 드라이빙 슈즈를 신은 남자를 보았다
그 위 살짝 띄워 입은 곤색 바지
175정도 되는 키

한참을 돌아보았다

그에게 첫 눈에 반해서가 아니었다

난 내 남자친구에게 꼭
곡 그 색의 드라이빙 슈즈를 선물해주고 싶었다

상실감이었나
애틋함이었나
아쉬움이었나
그 남자의 겨자색 드라이빙슈즈가
내 마음에
무얼 점화시켰는지는 딱부러지게 설명할 수는 없다

행복이라는 것은 내 것이 아닌것만 같던
지난 겨울
깨지고 터진 마음의 옷 겨우 기워입으며
동면하는 심정으로
살아낸 지난 겨울.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나에게 상처주는 모든 인간들에게 혐오를
느꼈다
허울만 선배인 자식들은 보증을 서달라
돈을 빌려달라 전화가 왔고,
진심을 다해 사랑했고 좋아했던
종교처럼 따르던 몇 선배들도
아직 잃지 않은 놓지 않은 나의 순수를
짓밟었다
11월부터 울었다
이태원 길거리에 주저앉아 목 놓았다
매일을 하늘에 대고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을 고백하며
분노했다

생일날. 전화기를 꺼놓고 울었다

삼사일을 밥을 못먹었다
예쁘지 않았다
신을 찾아가 고해하고 안기고 싶은 심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만났다
너무 고마웠고 좋았다
안아주었고 노래해주었다
심장과 심장이 맞닿아 같이 뛰었다

바라는 건 없었다 누구나
힘들고 만신창이가 되어 살아내는
인생길. 중턱도 못간
성장영화속 주인공은
자신을 지긋이 봐주기만해도 위로가 되기에.
성장은 언제나 테이크 테이크
한 신 한 신이 너무 길지만,
컷 될때까지 정성스럽게 꼬옥 안아주면
그 것만으로도 힘을 얻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지옥같았다
그가 떠먹여준 음식을 몰래 뱉기도했다
나는 물 이외에는 먹지 못했기때문에.
그대론 안되었다
나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을 잘라내야 했다
그리고 추스려야 했다
사랑도 지키고싶었고
내자신도 지키고 싶었기때문에.
모든 걸 정리하고 추스리는 와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

비참했다

해준게 없어서
그가 미안해하는 것들이
나는 하나도 원망스럽지 않았다
해준 것이 없다는 건
받은 것이 없는 경우보다 더 비참하다

그가 마음편하게 떠날 수 있게
담담한 척했다
그는
다른 생각들과 일들로 엉키고 엉켜
생기를 잃은 묵은 털뭉치같던
예쁘지 않았던 나를
많이 위로해주었기때문에.

드라이빙 슈즈를 보고..
이런 모든 것들을 상기시켜
쌀쌀히 횡한 마음에 불을 지폈다
쉽게 소화되진 않았지만,
그 덕에 좀 더 뚝딱뚝딱
불편한 생각들을 바로 보고
피하지 않고 상기하며 뚝딱뚝딱

좀 더 올곧은 쇳덩이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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