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참 좋아하는 시인 천상병
초등학교 4학년 거실. 어느날.
엄마는 나를 앉혀놓고 천상병의 시집을 모조리 꺼내오셨다
그의 유고시집까지 펼쳐놓고 두시간정도를
천상병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언제나 그 때를 생각하면
아 우리 엄마는 참 자애롭구나 하고 생각한다
낙화의 시간이 끝나면
곧 여름이 오겠지
천상병의 시엔 벚꽃과 봄, 국화와 가을
이야기가 더러 있어서
마지막 봄날, 천상병의 시 하나
<삼청공원에서>
서울에서 제일 외로운 공원으로 서울에서 제일 외로운 사나이가 왔다. 외롭다는 게 뭐 나쁠 것도 없다고 되뇌이면서......
이맘때쯤이 그곳 벚나무를 만발하게 하는 까닭을 사나이는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았다.
벚꽃 밑 벤치에서 만산을 보듯이 겨우 의젓해지는 것이다.
쓸쓸함이여, 아니라면 외로움이여,
너에게도 가끔은 이와 같은 빛 비치는 마음의 계절은 있다고,
그렇게 노래할 때도 있다고,
말 전해다오.
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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