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시인 내겐 컴컴하기만했던 매일 밤
그 밤하늘에 별이 있었다고 말해주던 사람아
어느 날 너는 강가로 갔다
차를 세우고 차 천장을 열어제껴
별을 보여줬지
나는 별이라는 것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시 혹은 노래속에서나 존재하는 무형의 빛이라고 생각했다
유토피아이거나 이상일 것이라고.
나는 본 적이 없다고
그런 내게 손가락을 길게 뻗어 별이 있는 곳을 가리켰고
저기에 저기에 그리고 저기에
별이 있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별이 보이냐고
그래 별이라는 것이 있구나
틀림없다고 믿는 것이 아니고
이미 네 손끝에서 빛나고 있어
물론 여전히 컴컴한 밤 하늘이었지만
너의 눈을 빌려서 태어나 처음 별을 보았다
아름답다 아름답네
빛난다
우리는 한 참을 이야기했다
오감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 안에서 느끼거나 취할 수 없음에 대해
세상은 아마도
오감 이상의 것들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외계인도 분명 있을 것이고
우리가 느끼는 몽환과 분별되지 않는 감정이나 느낌들은
적확한 감각으로 실재하고 있을 거라는
그 때의 그 별로 인한 각성은
내 삶을 바꿔놓았다
오감 이상의 것들을 느끼는 사람은
무당인가 예술가인가 테러리스트인가
수많은 감각의 카테고리중에 고작 다섯가지를 가지고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완성한단 말인가
다른 별에 가면 어떤 장르의 감각이 존재하는 것이지
물음표 물음표 물음표
모든 것들이 시시했고 시시한 그 것들이 또 소중해졌다
그 만큼 철학적이고 과학적이고 놀랍고
사랑스러운 사건이 내 인생에 또 일어날 수 있을까
아마도 네가 날 기다려주었고
배려해주었던 탓에 나에게 그런 기적이 일어났음이
...
전혜린선생이 남기고 간 말중에
이상으로써 품고사는 말이 있는데
'별에까지 닿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의미에서 너는 나를 한걸음 다가가게 해주었다
별에까지.
내가 별에까지 닿으려는데
닿으려고 이렇게 공들여 애써 사는데
...
이별하였지만,
그리고 우리가 나눈 감정들이 사랑이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인 것이
의심하는 그 자체가 사랑이 아니라 말할 수 있지만은
준비되지 않은 사랑은 소홀함만이 기다릴뿐
그렇게 흘려보낸 감정들이 가끔 이렇게
바로 어제일처럼 생각나는 날이 있지
너에게도 내가 그렇게 평범한 지난 날로 남았겠지만
나는 내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지 못했다
너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천진함 다음에 내 세상을 주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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