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7일 월요일

부산에


난시인 내겐 컴컴하기만했던 매일밤
그 밤하늘에 별이 있었다고 말해주던 사람아


어느 날 너는
절에 들어가려 한다고 했다 글을 쓰고 싶다했지
장르는 소설이었고
다른 놈이었으면 미친놈아 정신차려라고 일갈했겠지만

너는 철학을 아는 소년이었다
음악을 아는 늙은이었고
장인의 요리로 대접을 할 줄 아는 품격도 있었다
몇 년 글을 쓰고 나와도 굶어죽지 않을 만큼
집안의 재산도 있었지

적당한 연봉을 받고 회사를 다니고 있었지만
공대를 졸업하고 스스로 악기를 만들던 이력이나
글과 철학, 음악과 여행 그 안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순수함
나는 그 것들을 미루어 보았고,
기꺼이 너를 응원했다

그래
부산에 가 있을 줄 알았다
아니 가 있길 바랐다
너는 좀 그래줬으면 하고

바람대로 지내줘서 고맙다
절은 아니더라도 지금 부산 어딘가에서
글만 쓰고 사는지 무엇을 하고 사는지는 만나봐야 알겠지만
어째든 너만은 좀
내가 품고 사는 이 체증같은 것들이
몽땅 해결된 채 살고 있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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