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이모가선물해준 cd p로
나는 정말 하루종일 음악을 들었다
방문을 닫고 침대에 누워서 듣다보니
한 곡을 수십번 수백번 듣는 버릇이 생겼다
베이스라인만 수십번
일렉라인만 수십번
퍼커션라인만 수십번
보컬라인만 수십번
코러스라인만 수십번
한 라인만 수십번씩 듣는 일(?)이 끝나면
머릿속
좌 와 우를 오가는 리듬을 따라 눈동자를 굴리곤했다
지금 생각해도 괴상한 버릇이다
아마 처음 빠진 장르가 뉴메탈이어서 그랬으리라
뉴메탈은 한 번 들으면 정신없고 시끄럽지만
수십번씩 들으면서 짜임을 파괴하고 다시 재조합하고
다시 파괴하다보면 그 매력에 헤어 나올 수 가 없다
그때 RATM에 빠져
난생 처음 혼자 서울행 기차를 탔다
내한한적도 없는 RATM이었지만
카피밴드의 공연이라도 볼량으로
물어물어 롤링홀에 간 것이다
겨우15살.
그때 난 killing in the name을 꼭 들었어야만 했나보다
rage against the machine
대단했던 음악도 음악이지만
그들의 음반표지엔 베트남의 한 승려가 몸에 스스로 불을 끼얹으며
시위를 하다 자살하는 사진이 흑백으로 인쇄되어 있었고
가사집에는 제목은 있지만 가사는 실려있지 않았다
그런 시절이었다
국민에게 설명할 수 없는 사진은 흑백으로
알면 안되는 가사는 일방적으로 없애버리는
기계와 문명에 희생되어가는 인간을 기리는 그들의 정신에
나는 더 급속도로 락에 매료되었다
레드핫칠리페퍼스나 너바나, 플라시보 등등을 들으며
나는 컸다
다른 취미는 없었다
ratm 과 jamiroquai, casiopea는
내 리스너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밴드들이다
ratm때문에 뉴메탈과 락에 빠져 살다
일본 락잡지를 구독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밴드들에 빠지게 되었는데
대부분이 하드롹이었던 그때당시 일본밴드들의 공연스타일은
정말 퇴폐적이고 더럽게도 마릴린맨슨을 능가했다 그것도 앞다투어.
그 중에서도 luna sea의 드러머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수염이 덥수룩한 그 드러머는 항상 입을 크게 벌리고 춤을 추듯이
드럼을 연주하는데
갑자기, 1.5리터는 되어보이는 물병을 열고
자신의 몸과 드럼에 물을 막 들이붓는거다
정말 미친사람처럼 막 물을 들이붓고는
언제그랬냐는 듯이 차분히 자리에 앉아 드럼 솔로를 시작했다
와 ...
난 그때 온 몸에 전율이 일었다
물에 젖은 드럼은 스틱으로 치는 족족
물방울과 물안개를 퍼트렸고
드럼 위에서 막 막 막 퍼져나가는 물방울폭탄들
어떤 극강의 짜릿함과 쾌감
그런 것들을 알게 된 나는
언제나 자극적이고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음악들을 골라 들으며
그렇게 일탈을 배웠다
그러다 어느 날 내 인생에 나타난 casiopea
카시오페아 이후에 한동안 자극적인 음악들을 멀리했을 정도로
난 그들을 사랑했다
casiopea의corona ...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걸까
장님으로 살아도 아쉬울 게 없었다
카시오페아덕분에 acid jazz에 미쳐있던 나는
jamiroquai의 picture of my life 를 듣고
드디어 장님이 되었다
겨우 17살이었다
두 눈을 멀게 만들 정도로
전설같이 아름다웠던 퍼커션라인
천 번은 들은 거 같은데.
그러다 뭐 누구나가 좋아하는 플라시보, 콜플, 킨, 그린데이,
라디오헤드 등등을 흘려들으며 살아왔다
브라질리언걸스 이 후로 일렉도 좋아한다
요즘은 the xx 도 좋고 모과이도 좋고
히팝은 원래 사랑하고
요근래에는
날 풀려서
asap rocky 자주 듣는다
지금 뭐 내 리스너연대기인가?
아 정말 멋진 가사 하나로
이 말도 안되는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rockin
rollin
swaggin
to the max
- asap rocky / fashion kill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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