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월
홍월.
붉은 달을 보러 나온 남자
무얼 보는거냐고 묻는 나에게
붉은 달이요. 달의 가장자리가 붉어요
한번 보실래요
자상한 몸짓으로 자신의 천체망원경을 내어준다
붉은 달을 처음 보는 나에게
달이야기를 a to z
당신도 나처럼 경계가 없네요
예쁘고 선한 눈을 가졌어
굵은 톤,
심하지 않은 부산사투리가
당신의 열정과 매력에 기름을 끼얹고.
당신덕분에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아니, 잠시 세상을 잊을 수 있었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아.
38만km나 멀리 있다던 달은
내 눈앞에 와있고...
이 황홀한 경험을 어떻게 말로
글로 설명하고 전달한단 말입니까
그냥 고맙기만 합니다.
언젠가 머지않은 내일의 내일에.
보기를 희망합니다
당신도 달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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